언론보도

[2021.06.29] 난청 아동·청소년, 현행 통합교육에선 사실상 방치 상태

작성자
soriworld2006
작성일
2021-07-01 00:05
조회
37
좋은 기사가 나왔습니다.
꼼꼼이 읽어보세요^^

이사장님 말씀이 실현되어 모든 학생들이 청각장애에 대해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는 그날을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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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학교에도, 일반학교에도 청각장애 아이들을 위한 교육은 없어요. 이리저리 치이기만 하고…. 아이들이 축구공은 아니잖아요.”

국민일보와 만난 난청 아동 학부모와 전문가들은 공교육 역할 강화가 생애 전주기에 걸친 난청 관리의 핵심 퍼즐이라고 입을 모았다. 통합 교육이라는 명목 하에 난청 아동·청소년을 사실상 방치하는 현행 체계로는 이들의 기본권을 보장하지 못할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사회적 비용을 키운다는 것이다.

아들 이서후(6)군을 청각장애 특수학교인 한국구화학교 유치원에 보내고 있는 이미영(35)씨는 최근 집 근처의 일반 학교 세 곳에 전화를 걸었다. 1년 앞으로 다가온 이군의 초등학교 진학을 상담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이씨에게 돌아온 답은 “특수학교를 보내는 게 좋겠다”는 말 뿐이었다. 한 곳엔 청각장애 전문성을 갖춘 특수교사가 없고, 다른 두 곳엔 교사뿐 아니라 청각장애를 가진 재학생마저 없다는 게 이유였다.

특수학교에 남는 방안을 고려하지 않았던 건 아니었다. 사실 이씨는 ‘릴레이 진학상담’에 앞서 구화학교부터 찾아갔다. 학교 측이 제시한 선택지는 두 가지였다. 발달장애 학생들과 같은 학급에서 같은 수업을 듣든지, 아니면 일반 학교로 진학하라고 했다. ‘장애 유형과 정도를 고려한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는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조문은 도움이 되지 못했다.

청각장애 특수학교로 인가를 받은 이곳에서 별도의 청각장애 학생 학급을 운영하지 않겠다는 이유는 하나였다. 이군처럼 인지 능력은 정상이되 청력·언어 구사력만 떨어지는 학생들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었다. 실제 교육부 특수교육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소재 특수학교에 재학한 청각장애 학생은 276명으로 나타났다. 362명이었던 2016년에 비해 24% 가까이 감소했다. 비수도권 지역의 일선 교육지원청에 근무하는 장학사 A씨는 “장애 학생과 비장애 학생의 통합 교육을 강조하는 흐름 때문에 단순히 청력에만 문제 있는 학생들은 일반 학교로 넘어오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다수 일반 학교에서는 청각장애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맞춤형 교육을 받기 더욱 어렵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2001년 이후로 장애영역 표시 없이도 특수교사 자격증을 발급할 수 있게 되면서 특정 장애에 전문성을 갖춘 교사를 찾아보기 어려워졌다고 지적한다. 탁평곤 우송대 언어치료·청각재활학과 교수는 “부모님들과 이야기를 나눠 보면 인공와우가 뭔지도 모르는 특수교사들이 태반이라더라”고 말했다.

공통교육과정을 따라가게 도울 수어나 자막지원 서비스가 충분한 것도 아니다. 심도 난청을 앓는 10살짜리 딸을 둔 학부모 김모씨는 “음성 인식 자막 서비스(사진)를 이용하는 모습을 봤는데, 인식 오류 때문에 나조차 자막 내용을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며 “그 뒤론 (교육청에) 자막 달아 달란 얘길 꺼내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학부모들 사이에선 특수교사 재배치를 대안으로 제시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립 특수학교에선 수요-공급 불균형으로 청각장애 전문 교사가 발달장애 학생을 가르치고 있으니 이들을 국공립 일반 학교로 보내달라는 것이다. 청각장애 이해교육이나 직무연수를 실시하는 것도 방안이다. 이지은 한국난청인교육협회 이사장은 “청각장애 학생이 다니는 학교의 교사들은 물론, 다른 (건청) 학생들을 상대로도 난청 이해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외부 기관·인력과 유기적으로 협력한다면 학교가 아동·청소년 난청 관리의 허브로 기능할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청력검사를 강화해 난청을 조기에 정확히 진단하고, 학교 언어치료사 보직을 만들어 민간 재활센터를 전전하는 데 드는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오승하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수술을 집도한 병원, 언어·청각 재활을 맡은 민간 센터, 지역사회 의료기관, 학교가 난청 학생을 중심으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전문가들은 어릴 때부터 난청 학생들이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하면 장기적으로 사회적 비용 증가를 야기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한다. 대학 등 상급 학교로 진학할수록 건청인과의 격차가 벌어지고, 이는 난청인의 잠재력 발현을 막고 심리적 위축을 초래해 또다시 복지 제도에 의존하게 하는 악순환을 만든다는 것이다. 간진영 밀알언어심리발달소 원장은 “부모 개인의 노력만으로 난청 아동을 키울 수 없다”며 “당장의 효율, 비용만을 중시하는 논리로 난청 문제에 접근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198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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